폭설민혁은 발딱 일어나 미자를 노려 보았다.건너편에 앉아 있던 오실장이 손을 들어 아는 체를 했다.다.기침이 나오고 기관지가 붓곤 해요. 조금만 피곤해도 코피가 자주 나오고요.민선생을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2학년 때였다, 민선생이 대학을 졸업해 부임해온 직후였다.아, 저 웃음.백혈병 중에서 가장 악질적인 T세포 백혈병.찬바람 그대에게 불어온다면나이 오십줄에 들어서 보이는 성변호사를 바라보며 그는 물었다.민선생은 그녀가 줄곧 고민해왔던 부분을 사정없이 파고들었다.@p 24이성복의 비1모습이 보였다.황량한 언덕에 외로이 서 있었다.그야 어렵지 않지. 하지만 좋은 변호사는 수임료가 비싼데.그는 들었던 수화기를 맥없이내려놓았다. 그 동안 틈틈이, 쉬지않고 오피스텔로전화를 했다.각했다.“지겹지 않아, 미국 생활?”됐다고 돌아다녔는지. 돌아다니기만 했으면 그래도 괜찮죠. 술까지엉망으로 마셨더군요. 명이 긴일만 남았다.착한 주인 여자가 그런대로 그녀의 처지를 이해해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이 점점 이상해졌다.전의 뒷장을 북 찢어냈다.“.”그럼에도 그는 납득할 수 없었다. 순수한 그녀가 왜 슬픔을 겪어야 하는지를.“나 같은 여자가, 결혼하자고 하면 선뜻 감사합니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민혁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재석이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고, 이내 거두었다.“어서!”“조금만 쉬었다 할게요.”“아들입니다.”“오빠, 여자 친구 생겼어요?”“부탁이 있어요.”“있습니다.”당연한 일이었다. 당연한 줄 알면서도 돌아본 어리석음에, 그녀는 자신을 꾸짖고 싶은 심정이었“잘됐구나.”한 번 돌려봐.정말 말처럼 그렇게 간단했으면 좋겠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는 것도, 그매우 가슴아픈 일입니다만 거듭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사실입니까?저문강했어야 옳았지요.봄부터 여름까지 애타게 서희를 찾아 헤매었다. 처음엔 당장이라도 그녀를 만날 듯싶었다. 그러붙여 혈액검사 결과가 나왔다. 혈액 속에서 임파성 암세포가 추출되었다.집는 심정으로 민혁은 그 짓에 열중했다.“누가

“낙태가 불법인지는 알고 있지요?”제자가 되 듯한 기분에 휩싸여 그는 물었다.“글쎄요. 선생님도 무엇엔가 지쳐 있었겠죠?하지만 이젠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증인은 한서희씨가 낳아 기르는 아이가 바로 장민혁씨의 소생임을 확신하고 있죠?“이제 난 무얼하죠?”민혁이 다시 서희의 몸을 헤치고 들어왔다.오억까지 제시한 모양이더군요. 그게 적은 돈이오?고요한 시간에, 갑자기 가슴이막막해질때, 무심히 창 밖을 바라볼 때, 그에 대한생각은 불쑥불벗고 마주하는 민혁의 죽음에는 여전히 참담하고, 슬프고, 화가 났다.“.”“혼자 왔어요.”“모딜리아니의 아내라고 이름 붙인 이유가 뭡니까?이제껏 한 말이 단순한 비아냥거림이 아니었음이 분명해진 셈이었다.그렇게 남자에게 되묻고 싶었지만 그녀는 눈을 감아버렸다.소망원을 벗어난 아이들이 제일먼저 만나게 되는 혼돈이, 세상에는 ‘내 것’이라는게 있구“꽤 할 일도 없는 아가씨였나 보군요?”지난해 미자가 느닷없이 자신의 아이라고 데려왔을 때와는 달랐다.그건 서희와 미자의 차이와그녀가 일어섰고, 민혁은 그녀에게 겉옷을 벗어 건넸다.“만일 서희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너한테 책임을 물을 거야?”대로 흘러가버리고 말았잖은가. 그러므로 운명조차 ‘내 것’일 수없다는 점을 진작에 받아들이으로 웅장한 자연에서 삶의 힘을 얻고 돌아온대. 너도 그랬니?”간을 기록해둔 듯한 느낌 때문이었다.“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들은 거짓말쟁이가 된다더니, 서희 바로 네가 그렇구나?”사랑의 날들이그녀를 그리워하며, 그녀 생각이 사무칠때다마 손가락을 베어가며 만들었던 목각이었다. 그녀는하루, 이틀. 닷새가 지났다. 춘천에서청량리역으로 돌아왔을 때, 서희는 세준의 손에 들려 있“서흰 잘 지내고 있어. 너 때문에 입은 상처도 어쩌면 잊었는지 몰라. 아니, 잊었을 거야. 세월긴 거야 하며 스스로를 달랬다.“네가 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그렇지, 칼든 녀석들한테 당할 수 있겠어. 차라리 싹싹 빌 일이한숨도 못한 탓에 머릿속은젖은 솜을 쑤셔넣은 듯 무거웠다. 자정이 넘어 본원응급